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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2

매화희신보(梅花喜神譜), 한지에 수묵담채, 18.5×12㎝(27ea), 2011

서양에서는 예술가의 작품을 평가할 때 인격이나 도덕을 별개의 문제로 보았지만, 동양에서는 이를 작품과 별개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서양미학에서 말하는 ‘beauty’와 비슷한 개념을 동양미학에서 찾는다면 ‘도(道)’라는 말이 적합한데, 이를 유가미학(儒家美學)에서는 예술표현 이전에 정신적 순수성, 도덕성, 성실성이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기예보다는 도덕성과 인격을 우선으로 꼽았다. 즉, 예술적 표현이나 완성은 덕행에 비해 부차적인 것에 속한다는 것이다. 나는 공자의 ‘회사후소(繪事後素)’나 맹자의 ‘생득적 성선(生得的 性善)’을 충실히 하는 것이 ‘미(美)’에 가깝다는 말을 마음의 중심에 두고 있다. 이는 근원 김용준(近園 金瑢俊, 1904-1967)이 예술에서 지식과 경력보다 품성 즉, 인격을 강조한 것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흉중(胸中)에 문자(文字)의 향(香)과 서권(書卷)의 기(氣)가 가득차고서야 그림이 나온다. 문자향, 서권기라는 것은 반드시 글을 많이 읽으란 것만은 아니리라. 동기창이 독만권서(讀萬券書, 만권의 책을 읽고)하고 행만리로(行萬理路, 만리의 길을 가서)해서 흉중의 진탁(塵濁, 티끌과 더러움)을 씻어 버리면야 물론 좋다. 그러나 일자불식이면서라도 먼저 흉중의 고고특절(高高特絶, 고상하고 예스럽고 뛰어난)한 품성(品性)이 필요하니, 이 품성이 곧 문자향이요 서권기일 것이다.[중략] 어느 한 모퉁이 빈 구석이 없고서는 시나 그림이 나올 수 없다.” – 김용준의 『근원수필』에서

– 작가노트


When an artist’s work has been evaluated in the West, his/her character of morality has been isolated as a problem distinct from the work, but in the East, an artist’s work has tended to be considered together with his/her personal traits. If we want to find an Eastern concept equivalent to ‘beauty’ in Western aesthetics, it must be ‘Tao(道)’, a term Confucian aesthetics which completion is subordinate to virtue. At the center of my heart, I have Confucius’ word ‘Hoisahuso'(繪事後素 – paint after the background is prepared), or Mencius’ words, “It is closer to beauty(美) to be faithful in the goodness of innate nature(生得的 性善).” This is in the same wein as Geumwon Kim Young Joon’s(近園 金瑢俊, 1904-1967) emphasis on artists’ character rather than on their knowledge and experience.

A painting emerges only when the heart is filled with Munjahyang(文字香, the fragrance of letters) and Seogwongi(書卷氣, the spirit of books), Munjahyang and Seogwongi do not necessarily entail reading many books. The ideal may be Dong Qichang’s Dokmangwanseo(讀萬券書, reading ten thousand books), Haengmanriro(行萬理路, trabeling a thousand miles), and the cleaning of Jintak(塵濁, deus and dirt) in the heart. Even a completely illiterate person, however, should have the charater(品性) of Gogoteukjeol(高高特絶, lofty, embedded in tradition and unashamed) in the heart. This characteristic is nothing other than Munjahyang and Seogwondi. [Omitted] No poem or painting can be produced in an empty corner.” – In Kim Yong Joon’s 『Geunwonsupil』

– artist stat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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